정기예금 갈아타기 좋은 방법은?
- “3%대 예적금이 어디야”… 주식·가상화폐 쏠렸던 돈, 은행에 유턴
내가 7월 4일 ‘역(逆)머니무브’를 테마로 쓴 기사 제목입니다. 시중은행이 연이율 3% 초반의 정기예금을 속속 출시하며, 투하 자본이 은행 정기예금으로 되돌아오는 형상이 본격화했을 때였습니다.
- ‘5.5%’ 저축은행 예금 출현… “마지못해 올립니다”
이달 15일 벗 기자의 기사입니다. 그리고 26일 현재는 저축은행 정기예금 중 최고금리가 6.3%까지 뛰었습니다. 불과 네 달 사이 3%포인트나 오른 것입니다. 시중은행 중에도 후대금리를 함유하면 5%를 넘긴 곳이 있습니다. 그사이 한국은행이 금리를 1.25%포인트 올렸으니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죠.
예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은행들의 금리 경합도 치열합니다. 아래 표를 보죠. 이날 규격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 1~4위 상품과 이들의 한 달 전 금리를 내림차순으로 정돈한 것입니다. 금리가 1%포인트 정도 올랐네요. 1, 2위가 바뀐 것도 보이나요? 대구은행 상품은 7위에서 합동 4위로 껑충 뛰었네요.
‘뱅보드 차트’를 아시나요
이처럼 순위가 시시각각 바뀌는 게 빌보드 차트 같다고 해서 ‘뱅보드(뱅크+빌보드) 차트’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어요. 참고로 실시간 뱅보드 차트는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이나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서 인정하실 수 있습니다.
-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https://portal.kfb.or.kr/compare/receiving_deposit_3.php
- 금감원 ‘파인’: https://finlife.fss.or.kr/main/main.do
은행의 경합까지 더해지며 금리 인상이 더군다나 가팔라지자, “최신 정기예금 상품으로 갈아타야 하나” 걱정하는 분이 늘고 있습니다. 분명 최고금리라고 해서 가입했는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 좋은 조건의 상품이 나오니까요.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정기예금 갈아타기’는 도대체 어찌하여 해야 하는 건지요. 김보미나 신한은행 PWM태평로센터 PB팀장,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 이익미 하나은행 압구정PB센터 부장, 이효신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팀장이 정기예금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줬습니다.
질문①: 정기예금 갈아탈 때 고려할 점은?
- 금리만 보면 갈아타는 게 유익인 것 동일한데 섣불리 움직였다가 피해를 보진 않을지 염려도 돼요. 갈아타기를 할 때 무엇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나요?
하나 이 부장=중도해지 이율을 인정해야 해요. 가입 기간별로 달라요. 중도해지 이율을 따지면 통상 가입 3개월 전엔 신규 예금으로 갈아타는 게 유리해요.
민생 김 센터장=중도해지 이자는 전산상으로 인정하는 걸 안내해요. 중도해지시 다른 조건이 붙을 수 있어 몸소 계산하는 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요즘은 은행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우리 이 팀장=금리만 좇다가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어요.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돼요. 이 경위 2,000만 원 초과분이 종합소득에 합산돼 그정도 세금이 늘어나요. 민생건강보험료에도 작용을 미치고요.
신한 김 팀장=1년 단위로 예금을 갱신할 구상이라면, 내년 하반기 금리가 내려갈 현실성도 심중에 두세요. 올해 8월 가입한 1년 만기 정기예금을 10월에 갈아탔다고 가정해 볼게요. 만기는 내년 8월에서 10월이 되죠? 그런데 내년에 시장금리가 계속 내려갈 경위 내년 8월 갱신이자가 더 높아 갈아타는 실익이 줄 수도 있어요.
질문②: 갈아타기 계산은 어찌하여 하는 건가요?
‘기존 정기예금 만기 이자’보다 ‘중도해지 이자+기존 정기예금 만기 시점까지 새 정기예금 이자’가 더 크면 갈아타는 게 유익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7월 말에 가입한 금리 3% 상품에서 4.5%의 최신 상품으로 갈아타고 싶어요. 갈아타면 얼마나 유익인지 대조해 보고 싶어요.
민생 김 센터장=’기존 정기예금 이자(A) < 중도해지 이자(B)+새로 가입할 예금의 남은 가입개월만큼의 이자(C)’면 갈아타는 게 유리해요.
하나 이 부장=이때 ‘새로 가입할 예금의 만기까지의 이자’로 과실 계산하는 분이 많아요. 계산법을 해석해 줄게요. 1,000만 원을 1년 만기로 예치했고, 중도해지 이자는 0.15%라고 가정해 봐요.
(A)=30만 원=1,000만 원×0.03
(B)=3,750원=1,000만 원×0.0015×(3/12)
(C)=33만7,500원=1,000만 원×0.045×(9/12)
30만 원 < (3,750원+33만7,500원) ⇒ “갈아타는 게 이득”
(C)를 구할 때 (9/12)로 곱한 건 기존 예금의 만기 시점에서의 이자 차이를 대조해야 하기 탓이에요. 그리고 이건 세전 이자니 실제로 손에 쥐는 이자는 각각에서 15.4%를 빼야 해요.
신한 김 팀장= 또는 ‘중도해지시 포기하는 약정이자 < 중도해지 시점부터 기존 예금 만기 시점까지 금리 차로 인해 얻게 되는 이득’을 대조하는 대책도 있어요. 간단히 구하라고 엑셀 파일로 만들어 봤는데 아래 링크에서 다운받을 수 있어요.
표가 두 개 있는데 왼편은 김 센터장, 이 부장이 해석해 준 공식을, 오른쪽은 내가 말한 공식을 엑셀로 변환한 거예요. 왼편 표의 노란색 칸에만 정보를 입력하면 됩니다. ‘중도해지 이자’는 김 센터장 말대로 은행 홈페이지나 앱에서 찾아 입력하세요.
질문③: 정기예금과 파킹통장 중 뭐가 더 유리한가요?
금리 고점을 기다리며 단기 자본을 운용하고 싶다면 파킹통장과 1~3 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대조한다. 게티이미지뱅크
- 금리가 고점에 이를 때까지 파킹통장이나 저축은행 중도해지 예금에 넣는 건 어떨까요? 청약저축 담보대출을 받아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분도 있던데 금리인상기에 또 다른 대출을 받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요?
민생 김 센터장=고금리의 파킹통장이라도 3개월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낮을 것 같아요. 금리가 오를 걸 기다리며 파킹통장에 두는 것보단 1~3개월 정기예금 금리와 대조·확인해 보세요.
신한 김 팀장=3개월 이내 사용할 비상자금은 파킹통장에, 3개월 이상 유지할 자본은 중도해지에 따른 피해가 적은 회전정기예금에 넣는 대책도 있어요. 회전예금은 1개월 또는 3개월 단위로 시장금리에 따라 이자가 변화되는 상품이에요.
우리 이 팀장=저축은행 중도해지 예금은 금리가 정기예금 기준인데 입출금이 아낌없이 주는 건 파킹통장과 같죠. 다만 저축은행 발매 상품이니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원리금이 5,000만 원을 넘지 않도록 하고, 변화금리인지 고정금리인지 인정하세요. 부분 저축은행 정기예금은 변화금리를 응용하기도 해요. 유사 상품인 파킹통장과의 금리 대조도 틀림없이 해야 하고요.
하나 이 부장·신한 김 팀장=청약저축 담보대출 이자는 12개월 금융채 또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에 가산금리가 붙습니다. 이날 규격 12개월 금융채 금리는 4.7%대, CD 91일물은 4%에 가깝습니다. 실제 대출금리는 5~7%일 것으로 보여요. 금리인상기라 대출 이자는 더 오를 수도 있고요. 막판 대출을 받아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건 안내하지 않습니다.
질문④: 정기예금 만기는 어찌하여 설정할까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Fed· 연준) 도장이 9월 21 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 정례회의에서 규격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결의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만기는 어찌하여 설정하는 게 좋을까요? 다시 투하 여건이 좋아졌는데, 은행에 돈이 묶여서 피해 보면 안 되잖아요.
신한 김 팀장=금리인상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가 관건인데요. 9월만 해도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측됐어요. 그런데 근래 미국 가운데는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속력이 완화될 수 있다는 바램이 나오고 있어서 예측 불가한 전경이에요.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가입기간을 3~6개월로 짧게 가져가는 게 좋아요.
우리 이 팀장=기간을 길게 가져가거나 정기예금만 추구하는 분이면 고금리의 5년 설정금리 저축보험 상품도 고려해 보세요. 단, 이 경위 월이자지급식으로 가입하거나 만기를 분산해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해야 해요